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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시즌 ‘프롬 파티’…美 전체가 몸살

‘성 해방’ 이어 동성애 파티·연하 킬러ㆍ고의 임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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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일보 편집부
기사입력 2012-06-05

▲ 미국 고등학교 졸업샌들의 프롬 파티. 졸업과 동시에 ‘성인’이 된다는 해방감은 숱한 문제도 이르킨다. [사진은 기사 내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 뉴욕일보 편집부
미국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프롬(Prom)의 광란’에 휩싸이고 있다. 프롬은 성인으로서의 새 출발을 앞둔 고 3 졸업생을 위해 학교가 마련하는 공식 디너 파티를 의미한다.
값비싼 예복을 차려입고 호텔이나 체육관에서 쌍쌍이 어울려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축제가 끝나고서는 친한 사람들끼리 어울려 부모가 비워준 집이나 큰 호텔 방에 가서 질펀한 파티를 벌이는데 파트너가 된 남녀 학생 상당수가 이날 밤에 스스럼없이 성관계를 맺는다. 술은 물론이고 대마초를 접하는 아이들도 많다.
이 때문에 뉴욕에서는 프롬을 앞둔 학생들을 위해 콘돔 500개를 나눠주려 한 일도 있었고, 플로리다에선 학교 측이 포르노 전시장을 프롬 파티장으로 빌려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자녀의 ‘성해방’을 앞둔 부모들은 프롬을 맞아 피임 교육을 시키고, "마약만큼은 절대 해선 안된다"고 단단히 주의를 준다.
한국 같으면 기절초풍할 일이지만, 탄생 1세기가 넘은 프롬을 사회의 통과의례로 여기는 미국에선 흔하디 흔한 일이다. 오히려 ‘우리 아이가 파트너를 못 구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하는 부모가 더 많은 게 사실이다. 파트너 없이 프롬에 간 학생들은 부모가 실망할까 봐 싸구려 모텔방에 모여 같은 처지의 친구들과 한숨으로 밤을 지새우곤 한다.
올해에는 부모들에게 걱정거리가 몇 개 더 늘었다. ‘영 쿠거(Young Cougar)’란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여학생이 자신보다 어린 남자 하급생을 프롬 파트너로 삼아 하룻밤을 즐기는 풍조가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쿠거는 북미지역에 사는 표범인데, 비속어로 연하의 남자를 침대로 유인하는 중년 여성을 의미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한 고교 프롬에서 많은 여학생이 하급생을 파트너로 대동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이런 풍조가 미국 사회에 논란을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말 잘 듣는 어린 남자가 더 편하다"는 여학생들의 파격적인 행태가 프롬을 ‘남녀 동급생끼리의 결합’으로 보는 미국 사회의 기존 관념과 맞지 않다는 것이다.
논란의 한편에는 성인이 된 여성이 중학교를 졸업한 성에 무지한 하급생을 하룻밤의 놀잇감으로 삼는 것이 성폭력이란 법적 논란을 떠나 상식적인 일인가라는 의문이 담겨 있다.
올해 프롬에 동성애 커플이 잇따라 등장하는 것도 이전에 보기 어려웠던 풍경이다. ‘커밍아웃’으로 인생의 새 출발을 널리 알리는 현상이 생긴 데에는 졸업 시즌을 앞두고 동성결혼 합법화를 지지하고 나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태도변화가 일부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수적인 남부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지만 자유분방한 북부와는 여전히 비교할 바가 못 된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11일자 최근호에서 조지아주 마운트 버논에 있는 몽고메리 카운티 고교에서 흑·백 합동 프롬이 2010년 이후 3년 연속 열렸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이는 32년째 성적소수자들끼리의 프롬이 열린 매사추세츠주에 비해선 변화라고 얘기할 만한 수준도 못된다는 지적이다.
‘프롬 베이비’ 문제도 사회 이슈가 되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 대학에 가지 않으려는 여학생들에게 현실 회피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신문과 인터넷 매체의 상담코너에는 "대학 가는 것보다 애 키우는 게 더 낫다"며 프롬 파트너 몰래 임신을 하려는 딸 가진 부모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국은 미혼모가 아이를 낳으면 외국에 입양을 시키거나 몰래 키우는 경우가 많지만 미국은 자녀가 많을수록 사회보장 혜택이 늘어나기 때문에 출산과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훨씬 덜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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