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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고치는 군자경희한의원

MIT 박사를 접은 유능한 공학도 부부, 한의사 부부가 된 러브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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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사
기사입력 2021-01-13

 서울대 공대를 수석 입학하여 공학 석사로 과학기술부장관상 장영실상까지 수상한 이공계의 인재였던 남편과 연세대 공대를 졸업하고 카이스트(KAIST) 석사로 LG그룹 연구개발상까지 수상한 아내는 지금 부부로서 군자 경희한의원에서 "기술이 아니라 인술"을 펼치고 있다

 

▲ ▲ 군자경희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구예모, 김세화 한의사 부부   ©

 

Q. 공학 전공으로 미래가 촉망 받는 두 분이 적지 않은 나이에 한의학을 전공하여 부부가 함께 개원하게 된 동기가 있다면?

 

서울 광진구에서 군자경희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한의사부부 구예모, 김세화입니다. 첫 질문은 한의원에서 환자분들에게도 자주 듣는 질문인데요, 보통은 어려서부터 동양학문에 관심이 많았다. 좀 더 보람있고(?) 누군가(환자)에게 도움에 되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 고 말씀 드리면 환자분들이 고개를 끄덕이십니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보면 사실 말씀드린 관심(!) 정도로 진로를 바꾸기에는 동기가 많이 부족하지요.

서울대 공대 학사와 석사를 하고 LG화학 연구소에서 전문연구요원(병역특례)으로 재직하던 중 아내와 만나 결혼을 했습니다. 그런데 큰 장벽이 하나 있었으니, 아내가 저와 교제를 시작하기 전에 유학준비를 했었고, 이미 미국 MIT에서 입학허가(admission)를 받아놓은 상태였던 것이죠.

저는 아직 전문연구요원 기간이 2년여 남아있었으니, 가능한 선택은 결혼을 하고 서로 미국과 한국에 떨어져 지내는 방법 밖에 없었어요. 남은 2년여동안 저도 유학준비를 해서 어떻게든 MIT와 근거리에 있는 대학에 입학허가를 받아야 하는 과제도 남았구요.

 

어느 청춘 남녀가 그렇지 않겠냐마는, 전 싫었습니다. 결혼하자마자 생이별이라니. 그래서 많은 고민을 하였지요. 일단 입학허가를 2년 연기하는 것은 MIT 규정상 불가능했습니다. 그렇다고 전문연구요원을 당겨서 끝내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한 일이었구요. 그래서 과감히 아내를 포기시키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럴려면 MIT 박사보다 더 좋은 선택지가 필요했어요. 그러던 중 어느날 일간지에 10년뒤 가장 유망한 직업으로 한의사가 소개됩니다. 마침 그때 제가 건강이 좀 나쁘기도 했어요. 알러지성 비염과 아토피성 피부염 그리고 만성 두통으로 고생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해서 아내는 MIT admission을 포기했고 저희 부부는 제가 전문연구요원을 마치는 해에 바로 한의대로 진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

 

▲ MIT박사과정을 포기하고 한의사가 된 김세화 박사  

 

Q.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한의원의 장점이 있다면?

 어느 환자분이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이 한의원은 가정집 느낌이라고.  저희가 한의원을 경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한의원이 환자들에게 편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잔잔한 음악을 틀고 향긋한 한방차를 달여 음용하실 수 있게 하며 편안한 조명과 아늑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무엇보다 의료진과 환자와의 만남이 편안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의학 기본이론 중, 심신일여(心身一如)라는 말이 있어요. 아마 기원이 불교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몸과 마음은 하나다, 즉 육체의 병을 치료하는데 있어 마음의 병까지도 치료할 줄 알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저희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치료받고 가는 환자들의 예후가 좋다는 믿음입니다. 물론 한의사의 실력도 좋아야 하겠지요, 그래서 (의학과 한의학을 가르지 않고) 건강과 관련된 것이면 무엇이든지 열심히 공부하고, 고민하고 함께 토론하고 있습니다.

 

▲ 서울대 공대를 수석 입학, 공학석사에 과학기술부장관상 장영실상을 수상하고 한의사가 된 구예모 원장 

 

Q. 군자경희한의원이 환자들에게 신뢰받는 이유는?

 사실 저희 한의원이 환자들에게 신뢰받고 있는지 확신이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신뢰하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그것은 아마도 저희가 환자를 대하는 진실된 마음을 알아주셔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Q. 군자경희한의원에서 중요시 하는 치료 원칙이 있다면? 어떤 병증에 특화된 치료법이 있다면?

 한의학 치료원칙 중 치병필구어본(治病必求於本)”이라 해서 표치(標治)보다는 본치(本治)가 중요하다라는 것이 있습니다. 또한 선급후완(先急後緩)이라고 해서 급한 것을 먼저해야 한다는 원칙도 있습니다. 처음 개원하고는 이 두 원칙 사이에서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저희 한의원은 1차진료기관이거든요. 당장 허리가 삐끗해서, 급체해서, 감기증상이 있어서 오시는 분들이거든요. 이 분들은 당장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증상부터 치료해드려야 합니다. 즉 선급후완이 제1원칙이 되어야 하는 것이죠. 개원초기에는 본치(本治)를 해야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작은 실수가 몇 번 있었습니다.

 저희 한의원은 소위 동네한의원입니다. 소아, 피부, 암 등 특화된 질환 진료를 표방하고 있지는 않아요. 하지만 자신 있는 분야가 있다면 한방부인과 진료입니다. 한의진료가 가장 강력한 치료효과를 내는 영역이기도 하고, 제 아내인 김박사의 관심있어하는 분야이기도 하며, MIT에서 못 이룬 박사학위를 실현시켜준 분야이기도 합니다. 언젠가 한방부인과 특화 진료를 할 기회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기억에 남는 성공적인 치료 사례가 있다면?

 침이 가지고 있는 힘은 무한합니다. 팔이 안올라가는 환자가 침치료 한번에 팔이 쭉 올라가는 경우, 허리가 아파서 잘 걷지도 못하던 환자가 침치료 한번에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나가는 경우, 심한 두통으로 고생하던 환자가 침치료 한번에 두통이 말끔하게 낫는 경우 등.

 한약이 가지고 있는 힘도 역시 무한합니다. 특히 부인과의 경우, 20대 여성이 그런 말씀을 주셨습니다. “한약 먹기 전에는 몰랐어요. 이런 세상이 있었다는 것을. 남들도 다 나처럼 아픈 줄 알았어요.” 생리통이 너무 심해서 한약을 복용한 환자였거든요.

 임신 사례도 많은데요, 개원 초기에 아이를 갖고 싶어 왔던 친구 부부는 벌써 초등학교 학부형이 되었더군요.

 

Q. 코로나19, 호흡기전염병으로 전 세계가 고통 받고 있는데, 한의사의 입장에서 꼭 말씀해주시고 싶은 예방 및 치료법을 소개해주세요.

 

 한의학은 병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고치는 학문입니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의 경우 똑같이 노출이 되어도 전염이 되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어요. 전염이 된 사람들 간에도 치료속도가 틀립니다. 좋은 백신이 나와서 어떤 사람이든 상관없이 병을 해결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현실에서는 결국 사람을 치료해야 합니다. 면역력이죠. 평소 건강관리를 잘 하고, 건강에 이상이 보이면 조기에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건강의 근본(한의학에서는 정()이라 하고, 현대용어로는 면역력이라 합니다)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을 비롯한 희귀 병 등 현대의학의 한계가 분명한데, 한방과 양방의 협진 체계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한방과 양방은 병을 대하는 관점이 다릅니다. 그러다보니 한방으로는 어려운 치료가 양방에서는 쉬운 경우가 있고, 반대로 양방에서는 어려운 치료가 한방에서는 쉬운 경우도 있어요. 의사들도 한의사들도 많이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으니 점점 난치병들도 극복될 것이라 믿습니다. 협진은 아직 한방과 양방 이원화된 의료체계의 간극이 커서 불협화음도 많은 것이 현실이지만, 궁극의 목적인 질병의 치료 그리고 환자의 건강과 안녕을 바라보고 각자 정진한다면 분명히 머지 않아 협진의 좋은 결과물들이 많이 나오리라 기대합니다.

 

Q. 끝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좋은 인터뷰 진행해주신 뉴욕일보에 감사를 드립니다.

한국에는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입니다. 추운 겨울날씨와 맞물려서 더 심해지는 느낌이에요.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평소 건강관리 잘 해주시고, 외부활동이 줄어들고 집안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관계로 마음의 병이 걸리기도 쉽습니다. 흥미있고 집중할 수 있는 것을 한 두가지 찾아서 마음건강도 잘 관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군자경희한의원이 특화된 한방 부인과로써의 큰 기대를 바라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 김명식

 

 

<뉴욕일보 한국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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